여름철 가장 무더운 시기를 뜻하는 삼복더위나,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입추가 찾아오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조상님들이 쓰시던 거니까 당연히 음력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명절인 설날이나 추석은 음력을 기준으로 지내기 때문에 24절기도 음력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에서 24절기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기준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듭니다.
지구에서 본 태양이 지나가는 길을 24개로 등분하여 계절을 나눈 것입니다.
날짜의 일치 그렇기 때문에 24절기는 음력 날짜와 잘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력 날짜와 거의 일치합니다.
매년 입춘은 양력 2월 4일 무렵, 하지는 6월 21일 무렵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존재 이유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달의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하는 음력만으로는 실제 계절의 주기와 차이가 생겨 농사 시기를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에 태양 기준의 절기가 필요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몇 초 만에 나오는 정보입니다.
그런데 책이나 화면으로만 이 사실을 접할 때와, 일상에서 문득 깨달을 때는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어릴 적 할머니 방에 걸려 있던 달력을 보면 항상 날짜 옆에 작은 글씨로 입하, 소서, 처서 같은 글자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저 어른들이 보시는 옛날 달력의 흔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직접 살림을 하거나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서 이 절기가 얼마나 정확한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달력을 보지 않고도 유난히 바람이 서늘해졌다 싶어 날짜를 확인해보면 신기하게도 딱 처서나 입추 무렵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 달력에 익숙한 지금도, 계절이 바뀌는 길목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이 24개의 마디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음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철저하게 태양의 궤도를 계산해 만든 과학적인 양력 체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달력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기도 합니다.
매일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계절이 어떻게 가고치 오는지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출퇴근길 빌딩 숲 사이로 부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을 때, 달력 구석에 적힌 절기 이름을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는 모니터 화면에서 잠시 눈을 돌려, 창밖의 계절이 어느 마디쯤 지나고 있는지 천천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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